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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정신건강의학과 송재민 과장 - 불안해도 할 수 있습니다.

    2024-04-08 09:45:22
  • 작성자관리자 (manager) 조회수743

  • 불안해도 할 수 있습니다

     

    제주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송재민과장

     

     ‘연습할 때는 잘 되었는데 청중들을 보니 무대에 올라가자 마자 가슴이 뛰면서 연주를 할 수 없었어요.’ ‘공연 끝나고 구토도 하고 다 망쳤어요.’

    음악가 한 분이 식은땀을 흘리며 진료실로 찾아오셨다. 분명히 연습도 잘 했고 연주를 잘 할 자신이 있었는데 공연 날 불안해서 연주를 잘 못하게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어 찾아오셨다. 진료실에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이 불안으로 인하여 많은 불편을 느끼고 하고자 하는 일에 영향을 받는다. 시험이나 발표 등 중요한 일 앞에서 불안해하며 불안을 없애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불안은 삶을 힘들게 할 수도 있지만 주의를 집중하고 긴장을 하게 하여 인간의 생존을 위한 감시 기능으로 아주 오래전부터 기능해 왔다. 아주 오래전 인간이 동물들이나 적의 위협을 받는 시절에는 적의 위협을 바로 알아채어 가족을 보호해야 했다. 그 당시에는 살기 위한 필수적인 기능이었고 지금도 필요한 기능이다. 멀리서 자동차가 다가오고 있어도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나는 사고를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 시대는 이전보다 너무 많이 복잡해졌고, 수많은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할 상황도 많아졌다. 이로 인해서 불안은 점점 더 사람들의 삶을 흔들어 놓는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불안은 어느 정도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으로 완전히 없애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불안은 없어지지 않으니 잘 달래야 합니다.’ 라고 말하면 많은 분들이 실망을 한다. ‘약 먹으면 불안이 없어진다는데요?’ 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물론 약물치료로 불안감을 줄일 수 있으나 약물치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불안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해야 하며 전문의의 진단 하에 꼭 필요한 경우에 적절한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는 첫째로, 불안은 없앨 수 없다고 인정을 한다. 불안하지 않은 상태로 시험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불안해도 어떻게 하면 좀 편안하게 시험을 볼까라고 생각을 바꾼다. 둘째로, 불안을 줄이는 나만의 방법을 찾는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걸으면서 심호흡을 할 수도 있고, 혼자서 조용히 걷거나 명상을 하는 방법도 있다. 셋째, 불안한 상황을 피하지 말고 조금씩 다가가는 연습을 한다. 공연장에만 가면 불안이 심해진다면 평소에 공연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연주해 보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넷째, 불안해서 잘 못했더라도, 불안하지만 해낸 부분에 집중하면, ‘불안해서 못 했어가 아니라 불안해도 그 정도는 했어. 이전보다는 나아졌어.’라며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다.


     시험이나 발표 등 중요한 일 앞에서 불안만 없어지면 다 해결될 텐데라는 생각에서 불안해도 잘 준비했으니까 해 볼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면 이전보다 더 편안하고 차분하게 실력을 발휘하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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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일보 : https://www.jejunews.com/pdf/php/check.php?category=&y=2024&m=04&d=01&page=7&hosu=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