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에서 제주의료원 관리부장으로 파견 근무한 지 1년을 맞으며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게 됐다. 지역과 계층에 차별 없는 의료 서비스의 중점을 둬 수익성이 낮은 진료를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어 공공성이 강조된다. 흔히들 말하면 ‘착한 적자’ 라고도 부른다.
현재 제주의료원에서는 감염병 질환, 암 질환, 치매 질환, 정신건강 질환, 잠수병 등 민간병원에서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의 치료를 도맡아 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해 찾아가는 한방 진료 사업, 도서지역 무료 진료, 이동건강검진 버스 등 다양한 공공의료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공공의료의 지역 단위 거점 역할을 담당하는 의료기관이 지역거점공공병원이다. 현재 제주의료원은 부속 요양병원 및 도립요양원 운영, 건강검진센터 개소 등 지속적으로 도내 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개원 38년이 된 지금 200병상의 의료원과 199병상의 요양병원으로 성장했다. 의료원에 파견 근무를 하지 않았더라면 의료원이 도내 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의료원은 지난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급격하게 코로나19가 확산해 전 병실을 소개하고, 그 과정에서 200여 명의 일반 환자를 타 의료기관, 요양원, 자택 등으로 이송 조치하고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하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진행했다.
현재 의료 인프라가 거의 민간인 위주로 돼 있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감염병을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가적 차원에서, 지자체 차원에서의 전 병실 소개라는 결단이 없었으면 제주도는 코로나 병상 부족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들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공공의료 발전을 위해 일을 하는 제주의료원의 임직원과 의료진의 모습을 보고 나 또한 도민으로서 공공병원의 역할의 중요성을 잘 인식 못 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이제는 제주의료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부응해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시기다. 이제는 임직원이 백신 접종을 완료해 감에 따라 찾아가는 공공 진료, 건강검진 활성화 등 다양한 시책을 개발해 의료원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야 할 때다.
향후 제주의료원이 지역적 보건의료 욕구에 부응하고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제주도의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며, 의료원을 찾는 도민의 접근성 향상과 고객 중심의 ESG 경영으로 도민에게 사랑받는 공공병원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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